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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IT/리뷰 및 회고

K-Devcon 2025 참여 후기

by yjin_fe 2025. 11. 6.

들어가며.

최근 다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으로 이미 고뇌하는 시간을 거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내 길을 찾아가는 데에 있어 타인의 이야기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올해 유독 커리어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기웃거리며 남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들어보며, 그 안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찾고자 노력했었다. 놀랍게도, 그 분들의 커리어나 인생이 무척 달랐을지언정,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흥미로웠던 주제들과 들었던 생각들.

이번 Devcon 2025에는 크게 2가지 테마를 생각하며 참여했다. 커리어와 브랜딩.

 

커리어의 경우에는 우아한 형제들의 서준수님, 당근 마켓의 박용권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브랜딩 관련해서는 콜린님과 박상권님의 주제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중복되어 두 발표를 모두 직접 듣지는 못했다. 나는 콜린님의 발표를 직접 들었고, 상권님의 발표는 다른 참여자분께 인사이트 공유를 부탁드려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커리어 관련 세션은 두 분 모두 본인의 커리어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면서 어떻게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셨다. 다만, 단순히 썰(경험담)을 풀기 보다는 지금 커리어를 준비하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이야기들을 같이 담아 풀어주셨다.

 

어떻게 보면 지지부진할 수도 있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 열심히 사는 삶, 개발자가 가져야 할 태도 등의 내용이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반성도 하게 되고, 자극도 받게 되어 좋았다. 결국 중요한 건 조금이라도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었고, 이 말이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결단코 쉽지 않은 ‘실천하는 힘’의 영역임을 더 뼈저리게 느꼈다. 다른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세미나에서도, 빅테크의 실력 좋은 개발자에게서도 비슷한 대답들을 들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커리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방향도 중요하고 방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꾸준함이라는 것이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꾸준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핵심인데, 문제는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 단순히 개발을 무척 좋아하며 개발이 곧 취미이자 일이 되는 덕업일치가 된 사람인 경우도 있고, 호기심에서 출발해서 학습 자체를 즐거워 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솔직하게 말해 돈 많이 벌어 잘 먹고 살기 위한 경우도 있다.

 

이 내적 동기이자 내적 엔진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시도하고 노력해보면 엔진이 쉽게 멈추거나 꺼질 수 있다. 내적 엔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은 서적이나 인터넷 강의 등으로 참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깨닫는 것은 본인에게 달린 것이며 누가 억지로 해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방법들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나 스스로도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해 헤매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연사들이 '꾸준함'이라는 다소 보편적인 대답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도, 결국 이 엔진의 동력원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불씨가 아예 꺼지지는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는 수준이다.

 

이렇듯, 내적 동기만으로는 성장이 쉽지 않다. 그래서 외적 동기를 잘 만들어서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런 devcon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식의 활동 자체가 동기(엔진)가 꺼지지 않고 계속 가동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 활동을 통해 지식을 나누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교류하는 것이라는 용권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 사실 대부분의 지식은 그 난이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AI나 책 등 여러 매체로 채울 수 있다. 다만 AI가 과연 에너지를 주는가? 그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실제로도 휴일에 기술 블로그 글쓰기나 다른 작업들을 할 때 혼자 카페에서 하는 것보다는, 모각작 등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모아서 함께 작업을 할 때 그 생산성이 훨씬 더 뛰어났다. 지식을 나누고 얻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모이는 것만으로 엔진의 연료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한때는 스스로의 힘을 과신해서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되돌아보면 남는 건 실패의 흔적과 후회가 더 컸다. 앞으로도 어떤 커뮤니티가 되었든지, 나도 에너지를 받고 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활동은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브랜딩 관련 이야기도 짧게 해보자면, 스스로 과대포장을 하지 않는 선에서 예쁘게 포장지를 꾸미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사실 보통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로 익숙하다. 엄청 편하고 좋은 기능을 가진 서비스가 있어도, 남들이 아무도 모르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예전에는 묵묵히 열심히 하면 알아서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정보의 홍수 시대에도 과연 통하는 말일까 싶다. 이제는 스스로의 가치를 남들에게 잘 알릴 수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잘 쓰이지 않았던 링크드인을 요즘은 다들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생각한다. 즉, 핵심은 나의 가치를 남들에게 ‘과대포장 없이’ 알리는 것이고, 그것이 곧 브랜딩이다.

 

사실, 그런 활동을 할 시간에 개발자로서 성장에 더 주목해야 하며, 인플루언서 개발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어떤 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이해하지만, 브랜딩에 대해 신경을 정말 쓰지 않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고 있는 한, 가치 평가는 결국 브랜딩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주의할 것은 과대포장으로 인한 ‘허위매물’ 같은 평가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한국은 겸손이 미덕이며 스스로를 낮추는 것에 익숙하다. 이는 예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자신이 잘한 것을 강조하고 선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에 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개발 공부를 하며 성장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치며.

본래 이런 컨퍼런스(세미나)를 다녀오면 그 내용을 요약 및 정리하여 글로 작성하고는 했지만, 이번엔 느낀 점을 위주로 많이 작성해보았다. 실은 이미 주제별로 요약·정리를 해두었는데, 정리된 글을 보며 후기를 쓰려고 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미건조하게 정리된 이 텍스트들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정보글의 성격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좀 더 정리하고 느낀 점들을 적어보는 ‘후기’가 더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에 후기를 작성해보았다. 이번 Devcon 후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본다면, ‘남들과 함께,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살다 보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p.s. Devcon 관련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