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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IT/리뷰 및 회고

2024년 돌아보기

by yjin_fe 2025. 1. 5.

들어가며..

2024년 한 해를 돌이켜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회고를 하기 전까지는 정말 강렬했던 사건들 외에는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았고, 심지어는 어떤 기억이 23년이었는지 24년이었는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 내 삶을 돌아보는 행위 자체가 꽤나 중요하다고 느꼈고,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 회고가 나에게 큰 의미를 남긴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보통 년 단위의 회고에서는 월별로 기억나는 이벤트를 정리하고, 총평을 남기는 정도였다. 하지만 글또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적은 각자만의 다채로운 회고를 보면서, 이번에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회고를 남겨보려고 한다.

 

 

P처럼 살아보기 시즌 2..

본래 파워 J였기 때문에, 연 단위 계획부터 월간, 주간, 일 단위 계획까지 세우는 편이었었다. 이렇게 살아보니 22년도 회고에서는 계획했으나 실패했던 것들에 대한 실망이 매우 컸고, 계획 달성에 대한 압박감, 심지어 달성 실패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까지 일부 생길 정도였다. 약간의 번아웃까지 겪으면서, 23년도에는 극한의 P처럼 살아보기로 극약처방을 내렸었다. 정말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기에, 23년을 돌아보면서는 크게 남는 게 없었고, 중간에 흐지부지 그만 둔 일들이 참 많았다. 별 생각 없이 하고 싶은 걸 했으니 23년을 보내는 당시에는 좀 마음이 편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23년도 회고에서는 남는 게 없었기 때문에, 24년도에는 조금 큰 단위로만 계획하고, 세부 계획은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24년도는 적당히 큰 키워드들, 예를 들면 기술 서적 3권 읽기, 외부 스터디나 컨퍼런스 적극 참여하기와 같은 수준의 계획만 세워두고, 실행에 대한 세부 계획은 딱히 세우지 않았다. 큰 단위로만 계획했음에도, 돌아보니 꽤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23-24년을 지내면서 너무 스스로를 옥죄는 계획은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지만, 적당한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고, 간간히 세부 계획이 있으면 더욱 좋았게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는 걸 보면 J를 벗어날 순 없는 것 같다)

 

 

혼란과 혼돈..

살면서 잠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생활의 이야기를 안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이 키워드는 우리나라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단 나라 뿐 아니라 회사 생활도 그랬었다.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었다. 그리고 이 조직 개편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정말 백지에서 새롭게 출발했던 프로젝트였기에, 조직 개편 초기에는 흡사 새로 창업한 회사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조직 개편 이후 의지했던 뛰어난 동료들이 퇴사하면서 일종의 공허함을 느꼈다. 그 중 같은 개발자 동료로부터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무척 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23년도의 무계획 살기 이후 꺼져가던 성장과 학습 의욕을 되살릴 수 있었다. 다시금 떠올려보면 참 감사하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서도 혼란의 연속이었다. 갑자기 올라간 개발 난이도에 어질어질 했던 탓도 있다. 일종의 화이트보드 서비스인데, 기간이 다소 촉박했다. Figma 같은 제품을 프론트엔드 개발자 2명이서 한달 반 안에 만들어야 한다면..?

난관과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베타 버전을 출시할 수 있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없었다면 못 버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개발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고,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성장해있을거라 믿으면서 계속해서 열심히 해보는 수 밖에 없겠다.

 

 

발버둥..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23년도를 돌아봤을 때에는 발전이 미미했던 해였다. 뭔가 성장곡선이 멈추다 못해 하향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어 이것저것 많이 해보았던 것 같다. 성장을 위해 여러 활동을 시도하며 발버둥 쳐보았다.

 

올해의 활동들

- 클린코드 북 스터디 참여 (1회 완독)

- 외부 스터디 참여 1회 (TDD 스터디)

- 외부 온라인/오프라인 강의 참여 8회 (리액트 상태관리, 네트워크, 개발자 글쓰기, GTD 등..)

- 외부 오프라인 컨퍼런스 참여 5회 (네이버 DAN, IF Kakao, 푸딩캠프 등..)

- 외부 개발자와 커피챗 3회

- 에프랩 멘토링 서비스 참여

 

이외에 인강이나 기술 서적 등을 이것 저것 구매했는데, 일종의 과소비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아예 제대로 보지도 않은 것도 있다. 좀 더 성장하기 위해 이런 저런 외부 활동들을 했지만, '무엇이 나에게 남았는가?' 떠올려보면.. 남은 게 적었던 것 같았다. 아마 많은 활동을 하는 것에만 집착하였던 것 같고, 그렇게 활동을 하며 얻은 내용들을 잘 정리하고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발버둥에서 벗어나, 다시 잘 달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글또..

글또 커뮤니티 참여 역시 일종의 발버둥 행위에서 출발한 것은 맞다. 하지만 특별히 키워드로 뺀 이유는,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임팩트를 준 사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글또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기술 블로그를 쓰게 된 것이 24년도를 통 틀어 제일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술 블로그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21년도부터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시도를 했었으나 꾸준히 쓰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별 영양가 없는 글만 가득한 망한 블로그가 되었다. 특히, 쓰다 만 비공개 글이 가득했다.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으로 더욱 글을 쓰는 데에 부담이 생겼고, 자신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글또에 참여하여 묵혀둔 숙원이었던 기술 블로그를 다시 해보기로 했다. 새로 블로그를 만들었고, 부족한 글이지만 조금씩 글을 써서 발행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여태까지 패스없이 2주에 1번씩 꾸준히 글을 제출하고 있다. 약간의 강제성이 부여되니 좀 더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고, 때때로 나태해지더라도 다른 글또 동료분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한, 글또 커뮤니티 안에서 이런 저런 소모임들이 많았는데, 참여해보고 싶은 모임들이 너무 많았다. 문제는 너무 많아서 어디 하나에 제대로 집중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오프라인 모임도 참여해보는 등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 기수라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TIL..

24년도 하반기부터 약 2년간 멈추었던 TIL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Today I Learned라는 취지에 맞게, 매일 어떤 걸 배웠는 지 정리하기 시작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성장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별 내용이 없다면 정말 성장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TIL의 범위를 조금 크게 설정했다. 단순히 배운 것만이 아니라, 매일 어떤 일들을 했고, 어떤 감정들을 겪었으며, 어떤 걸 배웠고, 궁금한 점들은 어떤 게 남았는 지 정리해보았다. 이렇게 일일 회고의 성격을 가진 TIL이 되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글또의 기술 블로그 글감이 되기도 하고, 회사에서 스프린트 회고나 분기별 회고를 하는 경우, 이력을 정리하거나, 연봉협상을 위한 자료를 준비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았기에,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할 예정이다.

 

 

여행..

본래 여행을 좋아하지만, 24년도에는 생각보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다. 국내 여행으로는 인천과 남한산성 당일치기 여행, 대구 1박2일 여행이전부였고, 해외 여행은 2박3일로 도쿄를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기에 임팩트는 꽤 크게 남았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년도 8월에 귀국하고 나서, 어쩐지 단 한번도 해외를 나가지 않았다. 귀국한 지 약 4년만인 24년 12월에 다시금 도쿄로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2박 3일의 일정 중 사실상 여행이 가능한 시간은 1.5일에 불과했음에도 너무 좋았다. 에전에 살던 곳을 돌아보고, 자주 갔던 가게에 들러 그시절의 추억을 맛보았다. 강렬했던 기억과 추억이 많은 곳이었기에 짧은 추억팔이 여행이었지만, 그 울림은 매우 컸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리프레시가 되고, 바로 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25년도에는 적어도 24년보다는 좀 더 많이 여행을 다녀보고 싶어졌다.

 

 

운동..

운동 인생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던 축구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거의 2-3달에 1번 꼴로 했던 것 같다. 기존에는 1-2주에 1번씩 축구를 했는데, 너무 자주 다쳤다. 부상이 많아 병원 신세를 많이 졌었다. 무척 재밌는 운동이지만 득보다 실이 더 많아 그 횟수를 크게 줄였다. 이후엔 다행히 부상으로 병원을 가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놓아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1년간 진행했던 PT를 그만두고 홀로서기에 돌입했다. PT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니 효율이 배가되고 몸도 빠르게 좋아지는 느낌이었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오래 지속하긴 어려웠다. PT를 받는 동안에는 거의 연GYM이었다. 주 5-6일정도 운동을 했었으나, PT를 그만두고서는 주 2-3회만 가게 되었다. 회사가 바빠짐에 따라 운동을 자주가기 어려워 진 것도 이유였다. 주 2회만 가도 전신을 운동할 수 있도록 2분할 루틴을 반년정도 적용해보았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보조가 없으니 무게 증량이 어려운 관계로 무게 증량에 과몰입했었던 과거를 뒤로하고, 25년도에는 무게 욕심을 조금 내려놓아볼까 한다.

 

 

마무리..

24년은 혼란과 도전, 성장이 공존했던 해였다.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하였는데, 글또와 같이 큰 임팩트를 준 경험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 2025년도에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경험을 하며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다가오는 해에는 올해처럼 '발버둥'보다는 '차분히 달리는' 한 해가 되기를. 너무 욕심을 내기보다는 나 자신을 믿고,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가야겠다.